0. 시작하면서

안녕하세요! 공공기관 전산직으로 근무하며
경험했던 메일시스템 차세대 전환 사업
후기를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1. 왜 메일시스템을 바꿔야 했을까?

기존 메일시스템은 몇 가지 개선점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보안 시스템 노후화였죠.
일반적으로 메일 클라이언트로 많이 사용하는
아웃룩은 공공기관에서 권고되지 않습니다.


윈도우 로그인 후 아웃룩을 실행하면,
별도 인증 없이 바로 메일함을 열람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아웃룩의 데이터 파일인 OST나 PST 파일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메일 전체가 손쉽게
탈취될 위험도 있었죠.

 

결정적으로, 메일 서버의 운영체제가
윈도우 서버 2008이었는데,

이 OS는 2020년 1월 14일부로 보안 업데이트 지원이 종료되었습니다.

마치 윈도우7처럼 말이죠.


더 이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차세대 메일시스템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2. 새로운 시작: 사업자 선정 과정

메일시스템 구축 사업은 경쟁 계약으로 진행됐고,
총 2개의 업체가 제안에 참여했습니다.

 

A업체는 기존에 기관의 메일시스템을
구축했던 경험이 있는 곳이었고,
B업체는 메일 솔루션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인지도 있는 업체였습니다.

 

제안서 평가 전, 각 업체의 제품을 미리
테스트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두 솔루션 모두 각자의 장점이 뚜렷했습니다.


어느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저는 실제 제안서 평가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아
업체들이 어떤 발표를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결론적으로 B업체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계약 시점에, 2차 인증 방식에
SMS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인증도 추가하면
사용자 편의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RFP(제안요청서)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고,
구현 가능성도 불확실해서 일단 마음속에만
담아두었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3. 좌충우돌: 예상치 못한 담당자 변경

제가 이 메일시스템 구축 사업의 담당자가 된 건,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 때문이었습니다.
기존 담당자였던 김철수 직원이 다른 팀으로
이동하면서 제가 사업을 이어받게 된 거죠.

사실 이 사업에는 총 3명의 담당자가
얽혀 있었습니다.

  1. RFP 작성: 홍길동 직원
  2. 기본계획 및 사업자 선정: 김철수 직원
  3. 사업관리 및 시스템 오픈: 바로 저!

하나의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공공기관의
인사 이동은 때로는 이렇게 업무 연속성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흔한 일이죠 ㅠㅠ)

 

고난의 연속: 주요 이슈들과 해결 과정

SI(System Integration) 사업은 늘 그렇듯,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사업 담당자는 이런 변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하죠.

 

저 역시 메일시스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성공적인 오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주요 이슈들을 되짚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끝나지 않는 연동: 메일시스템 간의 줄다리기

가장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내부 메일과 외부 메일(망분리 환경) 업체가
동일했다면 수월했겠지만, 사업자가 다른 상황에서의
시스템 연동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우리 시스템은 문제없고,
저쪽 시스템 문제예요!"라고 할 것이 셔터 내리듯 뻔했기 때문이죠. 


다행히 각 업체 담당자분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부서 정보와 계정 정보를 성공적으로 연동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사용자 편의를 위해 비밀번호까지 연동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가 떠오른 시점은 이미
시스템 오픈 후 안정화 기간(보통 1주일)이었고,

안정화 기간에는 기능 변경이나 추가 개발은
지양해야 하므로 아쉽게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2) 아듀, 아웃룩! : 조직도 연동 불가라는 복병

처음 계획은 아웃룩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아웃룩은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 뛰어난 메일 클라이언트니까요.


사업 중반까지도 아웃룩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런데! 개발자들과 회의를 하던 중, 새로운 메일 서버 환경에서는 아웃룩에서
조직도 정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웃룩을 사용하는데 조직도 검색이 안 된다?


당연히 사용자들의 문의와 불만이 폭주할 것이고,
어떻게든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웃룩은 백업 용도로만 사용하고
신규 시스템에서는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종료하나 나중에 종료하나, 언젠가는
겪어야 할 변화라면, 시스템이 크게 바뀌는
지금 시점에 한 번에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사용자분들께는 충분한 사전 안내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3) AD 서비스, 이제는 안녕! : 계정 관리의 변화

AD(Active Directory)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도메인 관리 서비스입니다.


간단히 말해, 직원들의 윈도우 계정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죠.


기존 내부 메일(Exchange 서버)과 연동되어
계정 관리가 편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팀 내부에서도 AD를 굳이 없애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AD 서비스를 종료하면, 현재 윈도우 계정이
AD에 연동된 사용자들은 PC 로그인이
안될 수도 있는 잠재적 문제도 있었고요.

 

하지만 AD의 가장 큰 장점인 '직원 윈도우 계정 관리'가
우리 기관 환경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습니다.


AD가 없어진다고 해서 당장 큰 업무 차질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었고,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로그인 문제도 초기에 한 번만 각 사용자 PC에서
로컬 계정 설정을 변경해주면 해결되는 부분이었고,
이 문제 하나 때문에 노후화된 구형 서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AD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4) 기타: 소소하지만 중요했던 이슈들

위에 언급된 큰 이슈들 외에도, 마치 두더지 게임처럼
자잘한 문제들이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 라이선스 확보:
    향후 신규 직원 채용을 고려하여,
    라이선스 수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미리 예측하고 다음 해 예산 수립 시
    반영하도록 조치했습니다.
  • 스토리지 용량 부족 위험 감지:
    예상보다 메일 사용량이 많을 것을 대비해
    스토리지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이는 사용자당 제공하는 메일 용량과도
    직결되는 문제였죠.
    "나중에 용량 더 주세요!" 하는 요청이
    분명히 나올 것을 대비해, 좀 더 여유롭게
    운영하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지만,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모두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 오픈 이후 안정화 기간 동안 엑셀로 정리한
사용자 요구사항 및 개선사항이 약 40여 건 정도
되었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처리했던 기억이 나네요.

4. 마치며: 메일시스템 전환을 하면서..

이번 메일시스템 전환 사업은 공공기관 전산직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어려움과
보람을 느끼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서버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
기획, 예산확보, 사업자선정, 사업관리,
그리고 수많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까지
다양한 역량이 요구되는 자리였습니다~~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과업심의위원회

요즘 국가, 공공 정보화 사업에 빼놓을 수 없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정보화사업 과업심의위원회' 준비와 진행입니다.

처음에는 '권고'였던 것이 어느새 '필수'가 되면서 많은 담당자분들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으셨을 거라 보여집니다.

 

특히나 사업 규모가 크거나 정보화 사업을 자주 진행하는 기관은 어느 정도 시스템이 잡혔지만,

1년에 한두 건 사업을 할까 말까 한 소규모 기관에서는 이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위원 섭외부터 회의 준비, 결과 정리까지...

사업 담당자 혼자서 다 챙기기엔 역량이나 시간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늘 생각했었습니다. "이거 누가 좀 대신해주면 안 되나?", "아니면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 하고 말이죠.

그런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위탁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바로 조달청에서 '과업심의위원회 위탁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뉴스를 소개합니다. (따끈따끈한 2025년 4월 1일 자 소식입니다!)

 

https://www.pps.go.kr/kor/bbs/view.do?bbsSn=2504010010&key=00318

 

사실 과업심의위원회 가이드라인을 보면, 심의위원 선정이 필요할 경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막연히 위탁 서비스가 나온다면 NIPA가 주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런데 사업 발주 및 계약 전문가인 조달청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한다니,

오히려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조달청의 역량이면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조달청에는 이미 방대한 평가위원 풀과 잘 구축된 평가 시스템이 있잖아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여 심의 유형을 구분하고 분과를 구성한다면, 분명 효율성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물론 단순한 코드 추가 작업만은 아니겠지만요!)

그럼 이제 궁금해집니다.

  • 도대체 이 위탁 서비스는 어떻게 신청하는 거지?
  • 비용은 얼마나 들까?
  • 진행 절차는 어떻게 될까?
  • 정말 우리 기관의 과업 심의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이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조달청 홈페이지나 인터넷을 좀 더 찾아봤는데,

아직은 서비스 개시 홍보 자료 외에 구체적인 신청 방법이나 이용 절차에 대한 정보는 잘 보이지 않네요. 

 

마무리하면서

아직은 베일에 싸인 부분이 있지만, 분명 발주기관 입장에서는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고,

심의위원분들께도 새로운 활동 기회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조달청 과업심의위원회 위탁 서비스를 직접 한번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나중에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면, 준비 과정부터 신청, 진행, 결과까지!  블로그에 쓸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과업심의위원회 때문에 스트레스받으셨던 전산 담당자분들께

이 조달청 위탁 서비스가 정말 '단비'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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